[사진 박주광]

강물은 바람과 산과 해가 필요해

오랜만에 한적한 월요일입니다. 강가에 있는 작은 커피숍에 앉아 설교를 준비하다가,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글을 조금 이어 쓰다가, 문득 눈을 쉬게 하려고 고개를 들어 강을 바라보았습니다.

강 위에는 봄의 기운을 머금은 햇살이 조용히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마치 강물이 햇살이 지나갈 길을 내어 주는 듯했습니다. 제 시선과 햇살이 만나는 그곳에서는 은빛 윤슬이 잔잔하게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물결이 흔들릴 때마다 빛이 흩어지고, 다시 모였다가 또다시 부서지며 반짝였습니다. 그 눈부신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몇 자 적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강물과 같다면, 아무 움직임 없이 잔잔하기만 한 강보다는 바람에 살짝 흔들리며 흐르는 강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바람이 있어 물결이 일렁였고, 그 일렁임이 강을 더욱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주변의 산들이 강을 감싸 안고 있었기에 강물은 더욱 깊고 평온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햇살이 있었기에, 출렁이는 물결 위에 은빛 윤슬이 피어났습니다.

강은 혼자서 빛나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있었고, 산이 있었고, 햇살이 있었기에 그 아름다움이 드러났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혼자 돋보이려 애써도, 누군가와 함께 어울릴 때 비로소 생기가 돌고 빛이 납니다. 서로가 서로의 풍경이 되어 줄 때 삶은 더욱 깊어지고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강물이 아무리 출렁인다 해도 빛이 없다면 그 물결은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빛을 만나지 못한 물결은 때로는 깊고 어두운 그림자가 되어 두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인생의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와도, 그 물결 위에 비칠 빛이 없다면 우리는 쉽게 절망의 물결 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생입니다. 우리는 생명의 빛을 비추도록 지음 받은 존재입니다. 그 빛을 받아들이고 또 반사할 때, 우리의 삶은 비로소 하나님이 지으신 아름다움을 드러내게 됩니다.

강물을 바라보며 깨달았습니다. 생명이 가득해 보이는 그 강도 혼자서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람이 스치고, 산이 곁에 서 있고, 햇살이 내려와 비출 때 그 생명력과 아름다움이 드러났습니다.

당신의 곁에 있는 누군가는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당신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존재입니다. 나와 너가 함께 세워지고 서로의 삶이 하나로 엮어질 때, 우리의 인생은 더욱 깊고 아름답게 빛납니다.

이번 한 주도 빛 가운데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주신 당신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고, 그 빛 안에서 평안히 거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