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앞에 심겨진 꽃잔디가 아름다운 색을 뽑냅니다.    [사진 박주광]

큰 교회에서 부목사로 바쁘게 지낼 때는, 팀들과 함께 나가는 꽃구경조차도 사역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교회를 개척하고 나니, 오히려 멈춤의 시간이 자주 찾아옵니다.

멈춤의 시간은 단지 쉼이 아니라,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와 깊이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마치 고향 마당에서 자녀들이 언제 오나 기다리며 꽃을 가꾸는 노모처럼,

저도 이제는 교회 앞에 심겨진 꽃 앞에 조용히 앉아 바라보곤 합니다.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 시간이 좋아서 그렇습니다.
예전엔 몰랐는데, 내가 직접 심은 꽃이 있다는 사실이 뭉클하게 다가오고,
교회를 아름답게 가꾸어 준 성도들의 사랑을 생각하면 저절로 감격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부터 하나둘 찍어둔 교회 앞, 꽃 사진들을 꺼내 보며,
그 땀과 수고 속에 담긴 성도들의 사랑에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감사해 봅니다.

무엇보다 먼저 이 터전을 갈고 닦아준 귀한 서울광염교회 14교구 성도님들,
그리고 자신의 마당에서 꽃을 옮겨 심어준 우리 교회 귀한 부부에게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