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권]

흐르는 강물처럼, 은혜에 잠기다
지난 월요일, 한 편의 조용한 영화가 내 마음에 푹 잠겼습니다.

브래드 피트의 초기 작품인 ‘흐르는 강물처럼’은 미국의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목사인 아버지와 두 아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쳐갑니다.

플라잉 낚시와 산맥을 흐르는 강물, 그리고 그 위에 얹히는 인간의 삶과 고뇌가

마치 시처럼 이어지는 이 영화는 화려하거나 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 속에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특히 목사인 아버지의 대사들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강물과 바위 아래에 하나님의 영원한 말씀이 흐르고 있다.”는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신앙의 실체였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게 하려 했고,

물살을 거슬러 서 있는 바위처럼 흔들림 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붙들도록 인도했습니다.

그 강물 위를 날듯 던져지는 낚싯줄처럼, 우리의 삶도 하나님 앞에 던져진 한 줄의 고백이자,

예술활동입니다. 영화 속 잔잔한 물살을 따라 흐르던 그 장면들 속에서,

문득 나는 이 바쁜 도시의 삶, 고단한 일상 속에서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거센 물살 같기도 하고, 때론 살며시 스며드는 물결 같기도 합니다.

믿음이란, 억지로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강물에 몸을 담그듯,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오는 것입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처럼 하나님의 사랑은 어느새 우리의 마음 깊은 곳까지 비추고,

굳어 있던 영혼의 땅을 촉촉히 적셔 생명의 꽃향기를 나게 하지요. 거기서 쉼과 여유와 평안이 새싹처럼 자라게 됩니다.

흐르는 은혜 속에 몸을 맡기면, 누가 더 높고 낮은가를 재는 세상의 기준조차 허무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모두가 단단한 바위처럼 보이려 애쓰지만, 결국은 물에 깎이고 다듬어지며 하나님의 작품이 되어가는 존재입니다.

오늘도 흐르는 강물처럼, 은혜의 강물에 몸을 맡기며 조용히 예수님 안에 거하십시오.

거기서 우리는 비로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