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최권]
명절이 되면 흩어졌던 자녀들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곳엔 아버지도, 어머니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가족은 함께 모여야 제맛입니다. 집안 가득 웃음이 퍼지고, 오랜만에 이야기 꽃을 피우며 함께하는 식탁은 풍성한 은혜의 자리가 됩니다. 신앙으로 뭉치고 신앙으로 예배하는 가족은 그래서 더욱 귀해 보입니다. 함께 예배하며 먼저 간 선배 가족들의 이야기 보따리를 늘어놓고 시간 가는 줄을 모르지요. 하나님을 예배하는 마음이 있기에 온 가족이 주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또 부모는 자녀에게 기쁨이 되고, 또 외로울 때 힘이 되는 든든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삶의 무게에 눌릴 때, 결국 가장 가까이서 우리 곁을 지켜주는 사람은 가족입니다. 필요한 순간에 말없이 손을 내밀어 주고,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다른 누구보다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육신의 가족조차 곁에 있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자녀가 멀리 떠나 있거나, 부모가 일찍 떠났거나, 가족 안에 상처의 앙금이 남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명절이 더 힘들어 질 때도 있지요. 인생의 길목에서 홀로 서 있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또 다른 가족을 기억합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가족으로 초대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니라”(막 3:35) 말씀하시며 믿는 이들을 참된 가족으로 부르셨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고아와 같이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요, 믿음 안에서 서로를 지켜주는 영적 가족입니다.
육신의 가족이 보이지 않아 외로울 때에도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십니다. 우리가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가까이 다가와 주시는 분,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시고 다시 일어설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감사함으로 혈육들을 품고 더 나아가 교회라는 영적 가족을 사랑하며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영원히 우리를 가족 삼으시고 지키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위로와 힘을 얻으시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