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과 빈틈이 주는 유익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는 자꾸만 단단해지려고 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고, 빈틈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가만히 바라보면, 오히려 흔들림과 빈틈이 있는 것들이 더 오래 견디고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교회 앞에 세워 둔 배너가 강한 바람에 자주 넘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배너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구멍 사이로 바람이 통과하기 때문에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보기에도 시원하지만, 바람 앞에서도 더 견고한 것입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돌담도 그랬습니다. 돌과 돌 사이에 빈틈이 많은데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막아버린 콘크리트 담장이 큰 바람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높은 건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완전히 고정된 건물보다, 어느 정도 흔들리도록 설계된 건물이 거센 바람과 지진을 견뎌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신앙과 인생도 그렇습니다. 늘 강한 척하며 완벽하게 서 있으려는 사람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연약합니다”, “부족합니다”라고 하나님 앞에 솔직히 고백하는 사람은 오히려 유연합니다. 빈틈이 있는 사람은 도움을 구할 수 있고, 흔들리는 사람은 하나님을 붙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인생에는 흔들림이 있습니다. 때로는 눈물도 있고, 실패도 있고, 마음의 균열도 생깁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소망은 넘어지지 않는 완벽함에 있지 않습니다. 넘어질 듯한 순간에도 우리의 손을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있습니다.
때론 흔들립시다. 때론 빈틈도 보입시다. 구멍이 있다해도 너무 걱정마십시오. 하나님은 강한 척하는 사람보다 연약함으로 나아오는 사람을 붙드십니다. 그리고 그 손으로 우리의 삶을 끝까지 붙잡아 주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