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최권]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목회를 시작하던 젊은 시절, 제 마음에는 가끔 이런 기도 제목을 읊조리곤 했습니다.
“하나님, 누군가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목회자가 되게 해 주세요.”
대형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기던 때였습니다. 어려움과 아픔을 겪는 성도들을 바라보며, 누군가의 마음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전화를 걸고 싶은 사람, 가장 편하게 기도를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사람은 힘들 때 가장 먼저 예수님을 붙들어야 하지만, 동시에 눈에 보이는 누군가의 위로와 기도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척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고 보니, 이 기도가 결코 가벼운 고백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의 아픔을 함께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울어야 하고, 기도로 씨름해야 하며, 때로는 시간과 물질까지도 기꺼이 내어놓아야 하는 자리였습니다. 부교역자 시절에는 커다란 뒷 배경이 되는 울타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만을 붙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더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같은 기도를 드립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목자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가장 먼저 찾아갈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지친 자에게는 쉼을 주셨고, 슬퍼하는 자에게는 위로를 베푸셨으며, 죄인에게는 용서를, 병든 자에게는 회복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며 언제든지 품을 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분이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것은 목회자만의 사명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삶의 방향입니다. 가정에서는 배우자와 자녀에게, 교회에서는 성도들에게, 삶의 자리에서는 이웃과 동료들에게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함께 울어 줄 사람, 끝까지 들어 줄 사람, 말보다 기도로 품어 줄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가까이 있기만 한 사람이 있고, 가까이 가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를 필요할 때 피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기쁠 때도 슬플 때도 가장 먼저 찾고 싶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오늘도 예수님을 닮은 작은 목자로 살아가며,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와 소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