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한 성도님께서 조심스럽게 한 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목사님, 정말 어려운 형편에 계신 어르신인데 우리 교회가 함께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찾아보게 된 어르신은 허리를 심하게 다쳐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60대 후반의 분이었습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고 있으며, 요양보호를 신청해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벽에 가득한 곰팡이였습니다.

어르신은 불편한 몸으로도 집을 깨끗하게 돌보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누수로 생긴 곰팡이만큼은 혼자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우리가 찾아오자 어르신은 아픈 몸을 이끌고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맞아 주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이 오히려 제 마음을 더 먹먹하게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뜻밖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약 20년 전, 한 교회에서 무려 10년 동안 교회 차량을 운전하며 섬겼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교회로 실어 나르며 오랫동안 섬겼던 그 손과 발이, 이제는 다른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집 안을 둘러보니 가스레인지도 없이 작은 버너 하나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살아온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 우리 교회가 조금이나마 곁이 되어 드리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도해 드리겠다고 하니, 어떻게든 몸을 추스리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 기도가 시작하자 굵은 눈물을 흘리며 오랜 체증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두팔로 안아드리면서 얼마나 외로우셨을까를 생각해 보면서, 교회에 봉사하던 분인데, 교회가 돌아보지 못함에 미안하고 아팠습니다.

가만히 서로의 인생에 대해 나누고, 필요에 대해서도 하나씩 물어 보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한 성도님은,

거동에 도움이 되도록 보행기를 준비해 주시기로 했고, 교회에서는 밥솥과 휴대용 인덕션, 그리고 필요한 생필품을 마련해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가 드리는 것은 크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작은 밥솥 하나가 따뜻한 한 끼가 되고, 보행기 하나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내딛는 몇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곁에 보내 주신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바라보고, 한 번 더 손을 내밀고, 서로의 부족한 자리를 조금씩 채워 주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함께 교회를 이루어 가는 또 하나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필요 물품이 준비되면 다시 한번 방문해서 교회의 사랑을 전하고 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