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를 마치고 가만히 돌아보면 우리는 잘된 일부터 복이라고 부릅니다. 일이 풀리고, 건강하고, 자녀가 잘되고,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하나님이 복 주셨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시 103:2)라고 노래합니다. ‘모든 은택’에는 어쩌면 웃었던 날뿐 아니라 울었던 날도 들어 있을 것입니다.
지나고 보니 실패 때문에 멈출 수 있었고, 고민과 아픔 때문에 사람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내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기도하는 법을 배운 날도 있었습니다.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낮추시고,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막으시며, 내 힘만 믿고 살지 않도록 때로는 광야를 걷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신 8:2)고 하셨나 봅니다.
어릴적 아버지가 가져오신 네모난 종합선물세트는 그야말로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선물 상자는 상자를 열면, 또 상자가 나오고, 또 나오고 어느새 요만해진 상자때문에 웃음이 터질 때도 있었습니다. 복은 언제나 내용물이 많은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닫힌 문으로, 기다림으로, 계획의 어그러짐 속에서도 찾아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그때 막아 주신 것이 복이었구나. 그때 낮추신 것이 나를 살리신 것이었구나” 깨닫게 됩니다. 기다리다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하신 것도 복이었습니다.
이번 한 주는 내게 주신 거창한 것 말고 아주 작은 것부터 감사하며 세어보면 어떨까요. 따뜻한 밥 한 끼,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부를 물어주는 형제와 자매, 쉴 수 있는 이 집, 일할 수 있는 손, 다시 기도할 수 있는 마음, 그리고 고난 속에서도 놓지 않으셨던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까지 감사하며 세어봅시다.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내가 여호와께 무엇으로 보답할까”(시 116:12).
주신 복을 하나씩 세어보십시오. 그러다 보면 좋은 일만 복이었던 것이 아니라, 지나온 모든 길에 하나님의 손길이 머물러 있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